버려지던 폐설비의 대반란… 글로벌 공장 흔드는 ‘자원 순환’의 비밀

ABB는 자동화, 전력화 및 분산제어시스템(DCS) 기반의 디지털 전환 기술을 결합하여 산업 자산의 생애주기 가치(LCA)를 극대화하고 전자 폐기물 축소 및 소재 회수를 달성하는 자원 순환 아키텍처를 실현했다.

ABB, 자동화·디지털화 기술로 산업 자산 생애주기 극대화 및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

버려지던 폐설비의 대반란… 글로벌 공장 흔드는 ‘자원 순환’의 비밀
노벨리스 스위스 시에르(Sierre) 공장에 도입된 ABB 솔루션 (이미지. abb)

산업 현장의 자원 효율 경쟁이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생산 과정에서 투입되는 원료와 에너지를 줄이는 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미 설치된 기존 설비와 소재의 수명을 늘리고 가치를 재창출하는 전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산업 자산을 오랫동안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역량이 글로벌 제조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모니터링과 재제조로 전자 폐기물 93% 감축

글로벌 전기화 및 자동화 기업인 ABB는 산업 자산의 ‘생애주기 가치’를 높이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설비를 전면 교체하는 대신 디지털 센서로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여 유지보수와 현대화 시점을 정밀하게 예측한다. 수명이 다한 부품은 회수하여 수리하거나 재제조(Remanufacturing) 과정을 거쳐 다시 현장에 투입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업 경영진의 95%가 향후 3년 내 순환경제(Circular Economy)가 기업 경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희토류와 핵심 광물의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면서 자원 순환이 기업의 회복탄력성을 지켜주는 전략적 무기가 된 것이다.

ABB는 서비스 부품 순환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순환 구조를 실제 현장에서 입증하고 있다. 고객사에서 회수한 전자 부품을 정밀 평가하여 재가동 가능한 상태로 재정비한다. 수리가 불가능한 부품은 전문 재활용 파트너를 통해 원자재를 추출한다.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결과 2020년 214.5kg에 달했던 매립 전자 폐기물은 2023년 14.2kg으로 93% 감소했으며, 폐부품 소재의 86.5%를 성공적으로 재활용했다.

폴리에스터가 재활용되는 과정
폴리에스터가 재활용되는 과정 (이미지. 노벨리스 스위스 시에르(Sierre) 공장

모터 재활용부터 섬유 리사이클링 DCS 적용까지

산업용 모터와 드라이브(Drive) 분야에서도 자원 회수 프로그램이 활발히 추진된다. 고객이 사용하던 폐설비를 반납하면 신규 장비 구매나 업그레이드에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 크레딧을 제공한다. 폐설비의 잔존 가치를 다시 인프라 개선에 투자하도록 돕는 선순환 구조다. 지역 전문 재활용 업체와 협력하여 장비 이동에 따른 물류 비용과 탄소 배출량도 줄인다.

실제로 알루미늄 압연 기업인 노벨리스(Novelis) 스위스 공장은 ABB의 현대화 프로젝트를 통해 냉간 압연기 설비를 전면 교체하지 않고 제어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개선했다. 이때 철거된 기존 모터와 변압기는 지역 재활용 업체를 통해 소재의 99.4%를 회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ABB는 제조 설비 자체의 수명 연장을 넘어 순환형 소재 생산 공정에도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스웨덴 재활용 기업 사이레(Syre)와 협력하여 폐섬유를 활용한 순환형 폴리에스터 생산 공장에 분산제어시스템(DCS; Distributed Control System)과 디지털 산업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이미 현장에 투입된 자원을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지능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이 미래 산업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용어 해설 (Glossary)

  • 순환경제 (Circular Economy): 자원을 한 번 쓰고 버리는 기존 선형 구조에서 벗어나, 재사용·수리·재제조·재활용을 통해 자원 투입을 줄이고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이다.
  • 분산제어시스템 (DCS; Distributed Control System): 공장 전체의 복잡한 공정 제어를 여러 하위 제어기로 분산시켜 처리하고, 이를 중앙에서 모니터링하여 전체 공정의 안정성을 높이는 자동화 제어 시스템이다.
  • 재제조 (Remanufacturing): 사용 후 회수한 제품이나 부품을 분해, 세척, 수리, 재조립하여 신제품과 동일한 성능 수준으로 복원하는 고도화된 기술 과정이다.
  • 드라이브 (Drive): 모터에 공급되는 전력의 전압과 주파수를 조절하여 모터의 회전 속도와 토크를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전력 전자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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