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I, 2026년 300mm 메모리 장비 투자 첫 500억 달러 돌파 전망
HBM·DDR5 투자 확대 본격화… 로직·파운드리·메모리 동시 성장
[아이씨엔 우청 기자] AI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투자 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AI 연산 성능을 높이기 위한 첨단 공정과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메모리뿐 아니라 로직과 파운드리, 지역별 생산거점 투자까지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전자산업 공급망 협회인 SEMI는 최신 ‘300mm 팹 전망(300mm Fab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메모리 부문의 300mm 웨이퍼 팹 장비 투자액이 2026년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모리 부문의 300mm 팹 장비 투자는 2026년 전년 대비 29% 증가한 52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2027년에는 11% 증가한 57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컴퓨팅 시스템 투자 확대가 HBM(High Bandwidth Memory)과 DDR5, 3D NAND 등 첨단 메모리 수요를 지속적으로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메모리 장비 투자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CAGR) 19% 성장하며, 2029년에는 800억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됐다.
메모리 생산능력도 지속적으로 확대된다. 글로벌 300mm 메모리 생산능력은 2026년 월 410만 장, 2027년에는 월 420만 장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짓 마노차 SEMI CEO는 “고대역폭 메모리와 기타 첨단 메모리 기술에 대한 강한 수요가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투자 우선순위를 재편하고 있다”며 “AI 인프라가 확대됨에 따라 메모리 제조사들은 차세대 데이터 집약형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전환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시대, 메모리를 넘어 로직·파운드리 투자도 확대
SEMI는 AI 시대의 반도체 투자 확대가 메모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로직(Logic)과 마이크로(Micro) 분야의 장비 투자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총 2,28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같은 기간 메모리 투자 규모인 1,75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성장의 중심에는 2나노(nm) 이하 첨단 공정을 중심으로 한 파운드리 투자 확대가 있다.
AI 칩은 기존 프로세서보다 훨씬 높은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을 요구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2nm 이하 초미세 공정이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진입하면서 첨단 공정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AI 기술이 데이터센터를 넘어 산업용 장비와 스마트 디바이스 등 다양한 엣지 AI(Edge AI)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성숙 공정(Mature Node)에 대한 투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AI 시대가 첨단 공정과 범용 공정을 모두 성장시키는 새로운 투자 구조를 만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HBM과 NAND가 AI 메모리 시대 이끈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DRAM과 NAND 모두 AI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DRAM 장비 투자는 GPU와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HBM과 DDR5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26년 29% 증가한 3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3D NAND 장비 투자도 AI 서비스 확대에 따른 데이터 저장 수요 증가로 2026년 28% 증가한 140억 달러 규모가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DRAM 장비 투자 규모가 총 1,110억 달러, 3D NAND 장비 투자는 6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SEMI는 AI 학습(Training)이 HBM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AI 추론(Inference)은 데이터센터의 저장용량 확대를 촉진하면서 NAND 플래시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AI 중심의 메모리 수요는 기존 메모리 산업의 반복적인 경기 사이클을 완화하고 공급망 전반의 장기 투자를 견인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도 공급망 재편 중심으로 분산
AI 시대의 반도체 투자는 특정 국가에 집중되기보다 공급망 안정성과 첨단 제조 경쟁력을 중심으로 지역별 분산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SEMI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중국과 대만, 한국, 미주 지역이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의 핵심 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위한 국가 차원의 생산능력 확대가 투자를 지속적으로 견인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만은 2nm 및 2nm 이하 첨단 공정을 중심으로 한 파운드리 투자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 HBM과 차세대 DRAM을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증설과 기술 전환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주 지역은 첨단 공정 확대와 함께 자국 중심의 반도체 제조 생태계 구축 전략이 투자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과 유럽·중동, 동남아시아 역시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과 공급망 회복력 강화 전략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투자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413개의 300mm 반도체 팹과 생산라인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으며, 지난 3월 보고서 이후 155건의 업데이트와 7개의 신규 팹 및 생산라인 프로젝트를 반영했다.
오승모 아이씨엔 미래기술센터 수석연구위원은 “SEMI의 이번 전망은 AI가 단순히 반도체 수요를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메모리와 로직, 첨단 공정, 공급망, 글로벌 생산거점 전략까지 반도체 산업 전반의 투자 우선순위를 새롭게 재편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메모리 업계도 AI 투자 확대 수혜 본격화
SEMI의 이번 전망은 국내 메모리 산업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국내 메모리 제조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대응해 HBM과 DDR5, 차세대 D램을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공정 전환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AI 서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HBM은 단순한 고부가 메모리를 넘어 AI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AI 추론 서비스 확대에 따라 데이터 저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용량 3D NAND 시장 역시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메모리 제조사들은 첨단 메모리뿐 아니라 패키징과 후공정, 생산 자동화 등 공급망 전반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승모 수석연구위원은 “AI 확산이 기존 메모리 산업의 경기 순환 구조를 변화시키는 변곡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메모리 시장을 좌우했다면, 앞으로는 AI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AI PC,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기기 등이 새로운 수요 기반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
특히 국내 메모리 산업은 HBM과 차세대 DRAM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AI 인프라 확대가 지속될 경우 생산능력 증설과 첨단 공정 투자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메모리 제조사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와 소재·부품, 첨단 패키징(OSAT), 제조 자동화 분야까지 투자 효과가 확산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AI 시대 반도체 경쟁의 핵심이 연산 성능과 메모리 대역폭으로 이동하면서, 향후 메모리 산업은 공급 확대를 넘어 고성능·고집적 기술 경쟁이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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