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준 출력 체온기반 전력생산.. 향후 원칩 무선화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체온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 전기로 만드는 열전(熱電)소자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연구팀에 비해 5배 이상 출력이 나와 웨어러블 소자 상용화에 탄력이 붙게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배터리를 쓰지 않고 사람 체온만을 활용, 팔목에 밴드형 파스처럼 붙여 에너지를 얻어 정보 표현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ETRI는 사람의 신체 체온을 기반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열전발전 복합모듈을 개발했다. 체온의 열에너지를 전기로 변환, 이를 증폭해 웨어러블 소자 전원으로 사용했다. ETRI는 “이 기술이 우리나라가 웨어러블이나 사물인터넷 등 소자용 자가발전 전원기기 분야 세계진출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진은 소자의 출력을 기존 미국 연구진에 의해 발표된 20 마이크로 와트(㎼/㎠)를 약 1.5배 이상의 높여 35 ㎼/㎠로 달성했다. 또한, 연구진은 소자 6개를 묶어 모듈화할 경우 최대 2~3 밀리 와트(㎽) 출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바로 상용화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배터리처럼 1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닌 사람 체온으로 지속적인 에너지 수확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본 기술이 향후 체온이나 맥박 센서 등과 결합된 소자로 만들어져 데이터를 무선으로 수집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영·유아, 환자의 모니터링이나 애완동물의 위치 모니터링 등에도 적용이 예상된다.
연구진은 현재 5cm x 11cm크기의 파스형태로 패치를 만들었다. 성인 손목에 패치를 6개 붙여 전압을 증폭시켰더니 배터리 없이 사람의 체온만으로 실제 LED 전광판에‘ETRI’라는 글씨를 선명하게 점등하는 전송실험에 성공했다.
ETRI는 본 기술의 핵심이 ▲열전소자 설계기술 ▲생체모사(模寫) 히트싱크 ▲전력관리 회로 등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술은 특허출원도 진행했다.
열전소자 설계기술은 체온이 잘 전달되도록 열저항 매칭을 고려하면서 열전소자 설계를 하는 기술이다.
생체모사 히트싱크란 마치 사람 피부의 땀샘을 흉내 내어 체온을 발산하고 흡수하는 구조체 기술이다. 파스형태의 구조체를 피부에 붙였을 때 피부와 구조체간 온도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땀샘과 같은 구조로 만들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시켰다. 기존 제품 대비 생체모사 히트싱크가 장착된 열전소자의 출력은 5배가 더 크다.
전력관리 회로는 낮은 전압에서도 효율이 80%이상 유지되며 충전이 가능한 전압으로 키워 변환시켜 주는 회로이다. 체온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다.
연구진은 기존에도 이와 유사한 기술이 있었지만, 상용화수준의 에너지 출력의 성과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나노 계층을 사용, 모듈이 피부에 닿는 부분이 자연스럽게 흡착될 수 있도록 건식 접착 방식을 적용했다. 모듈 외측은 쉽게 찢어지지 않도록 마이크로 계층을 사용했다. 즉 안정성과 편의성 모두를 잡기 위해 마이크로/나노 하이브리드 구조로 개발한 것이다.
ETRI는 향후 본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키기로 하고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실제 상용화가 이뤄지려면 패치 착용시 불편함을 제거하고 착용시 심미감, 움직이는 상황에서의 특성 고려, 전력관리 회로 등도 원칩화 하여 상용화가 이뤄지도록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본 기술의 상용화를 향후 2-3년 내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과제를 통해 SCI급 논문 15편, 국내·외 특허출원 15건, 요소 기술에 대한 기술이전도 마쳤다고 밝혔다. 관련기술은 2017년 2월, 어드밴스드 머티리얼(Advanced Material) 논문 표지로 선정되어 출판된 바 있다.
본 연구 프로젝트의 리더인 ETRI 문승언 ICT소재연구그룹장은 “향후 본 시스템이 완성되면 웨어러블 소자나 사물인터넷 기기의 전원, 하드웨어 플랫폼 등으로 활용되어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홈/시티 등 신개념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청 기자 news@icnwe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