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 초저 대기전류 LDO 레귤레이터 출시
전기차·내연차 배터리 효율 극대화

자동차의 시동이 꺼져 있어도 배터리는 조용히 닳고 있다. 원격 시동, 도난 방지, 텔레매틱스 등 수많은 전자 장치들이 상시 대기 상태를 유지하며 미세한 전류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암흑 전류(Dark Current)’로 불리는 이 현상은 배터리 방전의 주범으로 꼽힌다.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가 바로 이 암흑 전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화된 자동차용 선형 전압 레귤레이터 ‘L99VR03’을 출시했다.
새롭게 선보인 L99VR03은 300mA LDO(Low-Dropout) 레귤레이터로, 자동차에 탑재되는 다양한 전장 부품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면서도 에너지 낭비는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상시 전원이 필요한 차체 제어 모듈, 텔레매틱스 컨트롤러, 헤드 유닛 등에 최적화되어,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의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하는 핵심 부품이 될 전망이다.
배터리 방전 막는 나노암페어(nA)급 초저전력 설계
L99VR03의 가장 큰 특징은 극도로 낮은 대기 전류다. 부하가 없는 상태에서 소모하는 전류가 3.5µA에 불과하며, 인에이블(Enable) 핀을 이용해 레귤레이터 기능을 비활성화하면 대기 전류를 800nA 수준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는 장기간 주차 시에도 배터리 방전을 최소화하여 운전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또한 전원을 켜거나 오류에서 복구될 때 순간적으로 과도한 전류가 흐르는 것을 방지하는 소프트 스타트(Soft-Start) 회로를 내장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더욱 높였다.
엔진룸부터 전기차 구동계까지… 극한 환경서도 ‘끄떡없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혹독한 환경을 견뎌야 한다. L99VR03은 AEC-Q100 인증을 획득했으며, -40°C에서 최대 175°C에 이르는 극도로 넓은 동작 온도 범위를 지원한다. 덕분에 뜨거운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룸은 물론, 고전압이 오가는 전기차 구동계의 전력 모듈처럼 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한다.
최대 40V의 넓은 입력 전압 범위 또한 강점이다. 이는 겨울철 시동 시 전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콜드 크랭킹(Cold Cranking)이나 과전압이 발생하는 부하 덤프(Load Dump)와 같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마이크로컨트롤러와 센서 등에 흔들림 없이 ±2% 이내의 정밀한 3.3V 또는 5V 고정 전압을 공급할 수 있게 해준다.
L99VR03은 현재 열 특성이 강화된 두 가지 패키지로 생산 중이다. 3mm x 2mm 크기의 초소형 VFDFN8L 패키지와 방열 성능을 극대화한 PowerSSO12 패키지 옵션을 제공하여, 설계자가 공간 효율과 발열 관리 요구사항에 맞춰 최적의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