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과 고가용성 모두를 잡는 케이블 이중화 및 정션 기술의 실무적 고찰

산업용 이더넷의 대명사인 EtherCAT은 압도적인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정밀한 동기화 성능으로 자동화 현장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네트워크가 거대해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단일 지점 장애(Single Point of Failure)로 인한 시스템 전체 가동 중단 리스크는 설계자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본 기사에서는 EtherCAT의 신뢰성을 극대화하는 세 가지 핵심 전략—링 이중화, 정션 기반 트리 토폴로지, 그리고 광섬유 솔루션—을 통해 ‘다운타임 제로’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EtherCAT의 양면성: 초고속 성능 뒤에 숨은 토폴로지의 취약성
EtherCAT은 ‘Processing on the fly’라는 독특한 데이터 처리 방식을 통해 마이크로초 단위의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장에서 채택하는 선형(Line) 또는 데이지 체인(Daisy Chain) 구조는 태생적인 취약성을 안고 있다. 네트워크 중간의 케이블 하나가 단선되거나, 특정 슬레이브 장치의 전원이 차단되면 그 뒤에 연결된 모든 장치는 통신 불능 상태가 된다. 이는 생산 라인의 전면 중단과 막대한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고가용성의 첫 단추: 케이블 이중화(Ring Redundancy)
네트워크의 신뢰성을 높이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강력한 방법은 ‘링 이중화’다. EtherCAT 마스터에 두 개의 포트를 할당하고, 첫 번째 슬레이브부터 마지막 슬레이브까지 연결한 뒤 다시 마스터로 되돌아오는 폐쇄형 루프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 자가 치유(Self-Healing) 메커니즘: 시스템 가동 중 단선이 발생하면 마스터는 이를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데이터는 즉시 보조 포트를 통해 반대 방향으로 전송되며, 이 전환 과정은 전체 시스템 제어 주기 내에서 이루어지므로 공정의 끊김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 설계 시 고려사항: 모든 EtherCAT 슬레이브가 이중화를 지원할 필요는 없지만, 마스터 장치(Controller)와 스택 소프트웨어가 이중화 제어 로직을 지원해야 한다.

정션(Junction) 슬레이브: 토폴로지의 한계를 확장하다
라인 구조는 배선이 간편하지만, 수백 개의 장치가 연결된 대규모 설비에서는 유지보수 포인트가 너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때 EtherCAT 전용 정션 슬레이브(Junction Slave)를 도입하면 네트워크를 스타(Star) 또는 트리(Tree) 구조로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다.
핫 커넥트(Hot Connect): 가동 중 설비 변경의 자유
정션 슬레이브의 진가는 ‘핫 커넥트’ 기능에서 발휘된다. 이는 설비를 끄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모듈이나 분기를 자유롭게 탈착할 수 있게 해준다.
- 논리적 분리 및 보호: 특정 분기 섹션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정션 슬레이브가 해당 포트를 격리함으로써, 메인 백본(Backbone) 네트워크의 성능 저하나 통신 마비를 방지한다.
- 모듈형 장비 최적화: 교체형 툴이나 이동형 스테이션이 빈번하게 바뀌는 로봇 셀 및 포장 공정에서 시스템 안정성을 극대화한다.

가혹한 현장을 위한 물리 계층의 혁신: 광섬유 솔루션
대규모 스마트 팩토리나 대형 물류 센터에서는 통신 거리가 100m를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구리 케이블(Copper)은 거리 제한과 더불어 전자기 노이즈(EMI)에 취약하여 데이터 패킷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
- 노이즈 차단과 거리 연장: 광섬유 기반의 EtherCAT 정션 슬레이브나 미디어 컨버터를 사용하면 통신 거리를 수 km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는 인버터, 용접기 등 고노이즈 장비가 밀집된 환경에서 데이터 무결성을 보장하는 유일한 해법이다.

결론: 가용성 설계를 통한 ‘미래 보장형’ 인프라 구축
EtherCAT 네트워크 설계는 단순히 ‘속도’를 맞추는 단계를 넘어, ‘얼마나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 링 이중화와 정션 기술을 적절히 혼합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운영 비용(OpEx)을 절감하는 지름길이다.
모싸(Moxa)는 영하 40도에서 영상 75도에 이르는 가혹한 온도를 견디는 산업용 등급의 EtherCAT 정션 슬레이브 라인업을 통해, 국내외 주요 반도체 및 자동차 생산 라인의 ‘통신 무결성’을 지원하고 있다.
[Checklist]
우리 현장에 최적화된 EtherCAT 토폴로지 선택 가이드
성공적인 EtherCAT 네트워크 설계의 핵심은 현장의 요구사항과 비용, 그리고 허용 가능한 리스크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있다. 아래 체크리스트를 통해 우리 공장에 가장 적합한 아키텍처를 확인하도록 하자.
Q1. 시스템의 규모와 배선 편의성이 최우선인가?
- [ ] 전체 슬레이브 장치의 수가 10개 미만의 소규모 시스템이다.
- [ ] 제어반 내에서 장치들이 일렬로 배치되어 배선 경로가 단순하다.
- [ ] 초기 구축 비용(CapEx)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 추천: 라인(Line) 토폴로지 (가장 경제적이고 직관적인 구성)
Q2. 단 1분의 가동 중단도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나?
- [ ] 단일 케이블 단선이나 장치 장애 시 전체 라인이 멈추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
- [ ] 반도체, FPD 공정 등 높은 가용성(Availability)이 필수적인 미션 크리티컬 공정이다.
- [ ] 마스터 장치가 이중화 포트(Redundancy Port)를 지원한다.
- ☞ 추천: 링 이중화(Ring Redundancy) (케이블 장애 시에도 끊김 없는 데이터 전송 보장)
Q3. 설비의 유지보수 효율과 확장성이 중요한가?
- [ ] 특정 섹션의 장치를 가동 중에 제거하거나 추가(Hot Connect)해야 할 상황이 빈번하다.
- [ ] 설비가 여러 개의 모듈형 스테이션으로 구성되어 트리(Tree) 형태의 분기가 필요하다.
- [ ] 특정 분기의 장애가 전체 네트워크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싶다.
- ☞ 추천: 정션(Junction) 기반 트리/스타 토폴로지 (섹션별 독립성 확보 및 유연한 운영)
Q4. 설치 환경이 열악하거나 장거리 통신이 필요한가?
- [ ] 인접한 장치 간의 거리가 100m를 초과하는 대규모 물류/공장 환경이다.
- [ ] 고전압 모터, 인버터 등 강력한 전자기 간섭(EMI) 노이즈가 발생하는 환경이다.
- [ ] 실외 배선이 포함되어 있어 낙뢰 등 전기적 충격으로부터의 절연이 필요하다.
- ☞ 추천: 광섬유(Fiber Optic) 기반 정션 솔루션 (장거리 전송 및 완벽한 노이즈 차단)
[Editor’s Tip] 최신의 대규모 자동화 라인에서는 위 방식들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아키텍처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메인 백본은 링 이중화로 구축하고, 각 공정 섹션은 정션 슬레이브를 통해 분기하는 방식이 신뢰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잡는 가장 영리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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