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OTRA 해외시장뉴스입니다.
저희는 4월 1일부터 5일간 열리는 세계 최대 산업박람회인 Hannover Messe 2019(이하 하노버 산업박람회)가 열리는 독일 하노버 현장에 와 있습니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이곳을 찾았을 때, 하노버 산업박람회를 가득 채운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제조업 혁신의 응용 사례에 놀랐었는데, 올해 이들은 어떻게 새로움을 준비했을까요?
1월 CES, 2월 MWC 그다음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재 가전 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 이하 CES)에는 한국에서 7천 명 이상의 참관객이 참가했습니다. 전체 18만 명의 참가인원 가운데 대부분이 미국이지만, 1만 명을 넘은 중국에 이어 우리가 3위 규모라는 점은 글로벌 혁신 동향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CES 폐막 직후,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라는 이름으로 CES에 출품된 우리 제품들을 전시하는 이벤트가 열리면서 ‘한국형 CES’라는 단어가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곧이어 2월 24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Mobile World Congress(이하 MWC)가 열렸습니다. 최초 상용화를 앞둔 5G라는 새로운 통신 서비스와 ‘접었다 폈다’할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등장과 같은 다양한 화제를 낳은 이 전시회는 모바일 기술의 또다른 진화를 보여주면서 산업의 향방에 대한 다양한 예측과 그 사이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다만, 올해 MWC의 메인 테마가 “Intelligent Connectivity(지능형 연결)”라는 점은 한 번 더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결(Connectivity) 자체가 지능화(Intelligent)해지고 있다는 건데, 인공지능(AI)의 영향력이 연결 자체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게 될 거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CES와 MWC가 각각 연초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혁신 경쟁을 집결시켰다면, 이제 그다음은 어디로 향할까요? 일반적으로 두 전시회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히는 IFA(독일 베를린)는 9월에 개최되기 때문에 아직은 6개월 정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전시회의 규모와 영향력으로 볼 때,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Hannover Messe, 4. 1 ~ 5.)는 또 한 번 글로벌 혁신 경쟁의 단면을 보여줄 전시회로 평가받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올해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CES, MWC와 힘겹게 경쟁하던 Cebit(6월, 독일 하노버)의 폐지 이후 관련 주제와 참가 기업들을 흡수할 것이 예상됩니다. 사실 Cebit은 33년 전 하노버 산업박람회의 IT 관련 전시가 급속도로 커지자 관련 전시회를 독립시켜서 출범한 전시회입니다. 글로벌 전시회 경쟁에서 밀린 것도 원인이지만, Cebit이 하노버 산업박람회와 다시 합쳐진 것은 이제 제조업을 다루는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디지털 기술을 빼놓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올해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어떤 내용을 준비했을까요?
독일 인더스트리 4.0의 출발지점, 하노버 산업박람회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속칭 다보스 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던진 ‘4차 산업혁명(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은 글로벌 경제에도 우리 경제에도 큰 파장을 낳았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출발이 독일의 제조업 혁신 전략인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에서 출발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2011년 독일 메르켈 총리가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최초로 발표한 공간입니다. 그 이후 매년 하노버 산업박람회에는 독일의 선도 기업을 포함해서 각국의 제조업 혁신 사례들이 전시되었습니다.
2013년 이후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전시회 테마를 통합 산업 또는 산업 융합이라는 뜻의 “Integrated Industry”를 꾸준히 내세우면서 제조업에 디지털 기술이 적용되는 다양한 사례를 불러모았습니다. 올해 역시 ‘Integrated Industry’를 유지하지만 ‘Industrial Intelligence(산업용 지능)’을 덧붙였습니다. 앞서 MWC의 올해 테마가 “Intelligent Connectivity(지능형 연결)”임을 주지시켜드렸던 것처럼, 2019년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제조업 혁신 전략인 Industry 4.0이 본격적으로 인공지능(AI)과 결합하는 것을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2019년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주목할 변화 3가지
지난 2017년, 2018년 2년간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확인한 것은 박람회의 주제인 Integrated Industry(산업 융합)가 제조업과 디지털 기술 사이에 점차 다양한 방식으로, 점점 높은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조업 회사들이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이하 IoT) 플랫폼을 직접 만들어서 출품하면서, 제조에 필요한 실물 세계와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점차 구체화했습니다. 또한, 3D 프린팅으로 알려진 적층 제조(Additive Manufacturing)를 금속의 영역까지 확대하면서 제조업의 본질을 조금씩 변화시켜나갔고, 보안과 안전의 중요성이 훨씬 높은 제조업 현장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한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역시 초기 일본 제조업 기업의 시도를 넘어서 글로벌 기업들의 공통적인 목표지점으로 변해갔습니다. 올해도 이런 변화는 작년보다 좀 더 심화된 수준의 응용 사례들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첫번째:
통합 자동화(Integrated Automation, Motion & Drive) 전시관의 확대
사실 제조업 혁신을 언급할 때 가장 많이 연상되는 이미지는 역시 사람의 노동을 대신하는 로봇을 통한 공장 자동화입니다. 그래서 제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가장 구체화된 아젠다인 ‘스마트 팩토리’를 그냥 공장을 로봇으로 전부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로봇을 연구하는 분들의 의견은 조금 달랐습니다. 인간의 노동을 로봇으로 전부 대체하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도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특히, 독일과 같이 고객의 요구에 맞는 다품종 생산을 유연하게 하는 데 목표를 둔 경우, 사람을 전부 로봇으로 대체하기 보다는 어떻게 사람과 로봇의 협업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불량률을 줄일지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2018년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미래의 공장’에 대한 새로운 개념설계 사례에 주목했고, 통합자동화(Integrated Automation)관이 과거보다 더 커진 것은 이 질문은 올해도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일 전시회가 개막하면 새로운 로봇 모델들, 그리고 이 로봇과 사람의 협업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을 돌아보도록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두번째:
5G – 바르셀로나에서 하노버로
하노버 산업박람회 한 달 전, 주최 측의 행사 안내 뉴스레터에서 눈에 띄는 제목을 볼 수 있었습니다. ‘5G : From Barcelona to Hannover(5G : 바르셀로나에서 하노버로)’라는 제목의 분석기사는 빠른 속도와 지연 없는 5G가 가져올 제조업의 변화가 이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에서 일부 드러났지만, 제조업 혁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좀 더 구체적인 사례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독일 Industry 4.0 전략을 포함한 여러 제조업 혁신 전략은 공장의 기계들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기계의 데이터가 안정적으로 빠른 속도로 전송되어야 합니다. 5G는 이런 점에서 제조업 혁신의 필수 조건이고, 이로 인해 모바일 기술을 다루는 MWC와 제조업 혁신을 다루는 하노버 산업박람회가 연결되게 되었습니다.

하노버 산업박람회 개최 하루 전 일요일 오후에 진행되는 사전 언론 공개(Press tour)는 그 해 전시의 가장 대표적인 기업들을 방문하는 코스로 짜여지는데, 기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최대한 다양한 기업들에 자사 제품을 소개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올해 두 그룹 모두 첫 번째로 방문한 전시부스가 ‘5G Arena’였습니다. 주최측이 이 주제에 어느 정도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노키아, 에릭슨, 퀄컴 같이 MWC의 주역들인 기업들이 이곳 하노버 산업박람회를 채우는 광경이 조금은 신기하면서 동시에 이들이 가져온 응용 사례가 어떤 제조업 혁신을 가져올지 기대가 됐습니다. 내일 개막 이후 이 전시부스를 포함해서 5G가 가져올 제조업의 변화를 좀 더 열심히 돌아보겠습니다.
세번째:
미국의 산업인터넷(Industrial Internet)과
더 이상 만나지 않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
2017년과 2018년, 8관에는 ‘Industry 4.0 meets the Industrial Internet’이라는 포럼 공간이 있었습니다. 2016년 미국이 하노버 산업박람회의 동반국가(Partner Country)로 참가한 이후 계속된 이 포럼은 미국 GE가 주도하는 산업 인터넷(Industrial Internet)과 독일의 제조업 혁신 전략인 Industry 4.0을 동시에 다루는 공간이었습니다. 포럼 제목은 두 개념 간의 만남(meet)이라고 표현되었지만, 실제로 글로벌 제조업 혁신을 주도하는 미국과 독일, 두 선진국이 각자 추진한 제조업 혁신의 글로벌 표준을 정하려는 시도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그 이름에서 Industrial Internet이 빠진 채 ‘Forum Industry 4.0’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포럼 제목이 ‘Industry 4.0 meets the industrial internet’에서 ‘Forum Industry 4.0’으로 바뀐 것 하나로 독일과 미국의 제조업 혁신 협력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하기는 이릅니다. 다만, 그 변화가 어떤 배경에서 출발했는지, 혹시 그 영향이 어떻게 미칠지 전시회에서 좀 더 자세히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독일과 미국의 대화가 변화한다면, 제조업 혁신을 진행 중인 EU 내 다른 국가, 독일의 경쟁국 일본, 급속히 기술을 축적해온 중국과의 관계 역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글로벌 제조 강국들의 합종연횡 변화는 우리 제조업에도 그 영향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에 이들의 동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월요일 2019년 하노버 산업박람회가 개막합니다. 저희 KOTRA 해외시장뉴스는 내일 전시회 개막 첫날 현장을 돌아보고 그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내일은 주최국 독일과 동반국가 스웨덴, 양국의 정상이 전시회 주요 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순서로 시작됩니다.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작성자: KOTRA 시장정보팀 한태식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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