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B 조사, 기술 투자와 협력 중심의 차세대 전략 제시

전기화 및 자동화 분야의 글로벌 선도기업 ABB가 ‘2025 아시아태평양 에너지 전환 준비 지수(Asia Pacific Energy Transition Readiness Index 2025)’의 한국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의 에너지 집약 산업이 저탄소 미래를 위해 ‘기술’을 최우선 동력으로 삼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ABB 에너지 산업 사업부가 진행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에너지 업계 경영진 과반수(65%)가 인공지능(AI)과 자동화를 한국의 에너지 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투자 우선순위다. 한국 기업들은 디지털화(43%), 자동화(37%), 전기화(21%) 순으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43%에 달하는 이 디지털화 투자 비중은 아태 지역 평균(38%)을 상회하는 수치로, 한국이 탈탄소화와 효율성 강화를 위해 기술 활용에 선도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음이 분석됐다.
이번 지수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12개국, 10개 산업군(화학, 데이터센터, 에너지·발전, 제조, 석유·가스, 운송 등)에서 4,000여 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과감한 투자와 ‘OT 보안’이라는 전제 조건
기술 중심의 전환은 과감한 투자를 전제로 한다. 업계 전반에 걸쳐 에너지 전환 관련 투자 확대 움직임은 분명했다.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68%)이 향후 5년간 전체 설비투자(CAPEX)의 10% 이상을 에너지 전환 계획에 할당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앤더스 말테센(Anders Maltesen) ABB 에너지 산업 사업부 아시아 대표는 “한국의 에너지 전환은 결정적인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AI 기반의 에너지 관리와 스마트 그리드 솔루션에 대한 투자는 이제 필수적이며, 비용 효율성, 회복탄력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이 에너지 운영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사이버 보안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었다. 산업의 디지털화로 연결 시스템과 데이터 기반 툴이 늘어나면서 운영 기술(OT) 보호는 반드시 대응해야 할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실제로 응답자의 92%가 현재 OT 보호를 위한 보안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에너지 전환의 디지털 기반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회복탄력성 확보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재생에너지 다각화와 ‘협력’의 중요성
국내 에너지 업계는 기존 인프라 효율화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통합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18%는 이미 전체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으며, 74%는 향후 5년 내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는 태양광(응답자 65%가 이미 도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며, 그린수소(46%)와 풍력(42%)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러한 다각화 전략은 2038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121.9GW로 확대하겠다는 정부 계획과도 방향을 같이한다.
ABB는 이 같은 에너지 전환 다각화 전략이 전력망의 안정성과 경제성, 지속가능성 간의 균형을 강화해 한국의 청정에너지 목표 달성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이번 조사는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응답자의 약 3분의 1(29%)이 민관 협력을 주요 기회 요인으로 꼽았으며, 60%는 스마트 그리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역내 정부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