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홍대 등에서 상용 운행 본격화…
심야 교통난 해소 및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신호탄

운전기사도, 운전대와 페달도 없는 자동차가 복잡한 서울 도심의 도로를 스스로 달리는 시대가 현실이 됐다. SF 영화 속에서나 볼 법했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우리 일상 속으로 성큼 들어온 것이다. 서울시가 청계천과 홍대입구~합정역 일대 등에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셔틀 상용 운행을 본격화하며, 대한민국이 미래 모빌리티 선도 국가로 도약하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번에 운행을 시작한 자율주행셔틀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시민들이 직접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정식 대중교통 서비스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이는 그동안 연구실과 테스트베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도로 환경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입증받았음을 의미한다.
운전대도, 운전기사도 없다… ‘레벨 4’ 자율주행의 의미
이번 셔틀의 가장 큰 특징은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0단계부터 5단계까지 나뉘는데, 레벨 4는 지정된 운행 구간 내에서는 차량의 시스템이 모든 주행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단계를 말한다. 즉, 돌발상황이 발생해도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차량에는 운전석, 핸들,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차량 지붕과 곳곳에 장착된 라이다(LiDAR), 카메라, 레이더 등 첨단 센서들이 360도 전방위의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인지한다. 이렇게 수집된 방대한 정보는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통합 제어 시스템으로 전달되어, 주변 차량의 움직임, 보행자, 신호등 변화 등을 예측하고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주행 경로를 결정한다.
시민들은 스마트폰 앱(TAP!)을 통해 셔틀을 호출하고 탑승할 수 있으며, 차량 내부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대형 유리창과 마주 보는 좌석 배치로 기존의 버스와는 전혀 다른 미래적인 이동 경험을 선사한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운전자가 아닌 ‘안전 관리 요원’이 탑승하지만, 이들은 차량 제어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도시와 소통하는 자동차… V2X 기술로 안전성 확보
도심 자율주행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바로 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이다. 이는 차량이 도로 위의 다른 차량(V2V), 보행자(V2P), 그리고 교통 신호등과 같은 도로 인프라(V2I)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셔틀은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과 연동해 다음 신호등의 색깔이 언제 바뀔지 미리 전달받고 스스로 속도를 조절한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다른 차량이 접근하는 정보도 미리 파악해 충돌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이처럼 차량이 주변 환경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운행하기 때문에 사람 운전자보다 훨씬 더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이번 청계천, 홍대 지역 운행을 시작으로 향후 강남, 여의도 등 서울 전역으로 자율주행 기반 대중교통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버스 운행이 끊기는 심야 시간대에 자율주행셔틀을 집중 투입해 시민들의 이동 편의를 높이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세계적인 자율주행 선도 도시로 만들어나간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