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농촌진흥청과 웨어러블 로봇 보급 협력
근골격계 부담 22% 줄여

자동차 생산 라인을 넘어 이제 농촌 현장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기술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농촌진흥청(RDA)과 손잡고 웨어러블 로봇을 통해 농업 현장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9월 23일 의왕 R&D 센터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전국 농업 현장에 보급하기 위한 협력의 첫발을 뗐다.
이번 협력은 농업인의 건강과 안전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고된 농작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근력 22% 보조… 과학으로 입증된 ‘농업용 슈트’
이번 협력의 핵심인 ‘엑스블 숄더’는 작업자가 어깨를 이용해 팔을 들어 올리는 작업을 할 때 근력을 보조해주는 입는 형태의 로봇이다. 현대차·기아는 농촌진흥청과 함께 올해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실제 농업 환경에서 현장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는 근전도(EMG) 센서를 활용해 과수 작업과 같이 어깨에 높은 부하가 걸리는 작업을 할 때 삼각근의 근활성도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엑스블 숄더를 착용했을 때 어깨 근육 활성도가 약 2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농업인의 어깨 관절 부하를 실질적으로 경감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제조·항공 넘어 농업까지… 산업 현장 바꾸는 웨어러블 로봇
현대차·기아와 농촌진흥청은 이번 협약을 통해 웨어러블 로봇을 농업 현장에 통합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기술의 효용성을 실증하며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농업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고, 농촌진흥청은 현장 실증 지원 및 수요처 발굴, 관련 기관 연계를 통해 기술 확산을 돕는다.
엑스블 숄더는 이미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제조, 건설, 조선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이 검토되었으며, 올해 7월 대한항공에 첫 공급된 것을 시작으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현대트랜시스, 현대로템 등에도 공급이 확대되며 산업 전반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사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엑스블 숄더가 농업인의 어깨 관절 부하를 줄이고, 보다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