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으로 서울-부산 왕복 가능.. UNIST 정경민 교수팀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정경민 교수팀이 한 번 충전만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를 왕복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배터리 전극을 개발했다. 이 전극은 건식 공정을 통해 기존보다 5배 두꺼운 두께를 자랑하며,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빠른 충전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화학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대중화로 인해 대용량 리튬이온배터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전극의 용량을 최대한으로 높이고, 용량과 관련없는 구성 요소의 비율을 줄이는 설계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의 습식 전극 제조 방식은 분말형태 전극 원료를 용매에 풀어 제작하는 과정에서 용매가 증발하며 뭉침이 발생해 전극을 두껍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연구팀이 개발한 건식 제조 공정은 화학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전극의 두께를 기존보다 5배 두껍게 만들 수 있었다. 이 전극의 합제층 밀도는 3.65g/cm³에 이르며, 면적당 용량은 상용 전극의 5배에 해당하는 20mAh/cm²이다. 이는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약 14% 증가시킬 수 있는 성과를 가져왔다.
건식 공정 통해 환경 보호와 배터리 성능 향상 동시 실현
정경민 교수는 “기존 전기차 배터리로는 서울 부산 왕복 주행이 어려웠으나, 이번 기술을 통해 600km 이상의 주행이 가능해져 1회 충전으로 서울 부산 왕복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개발된 전극은 전도성이 뛰어난 다공성 구형 도전재를 포함하고 있어 빠른 충전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다공성 구형 도전재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거리를 줄여 출력 감소를 방지하며, 충전 속도 향상에 기여한다. 이는 기존 습식 공정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던 소재로, 건식 공정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오혜성 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환경 친화적인 건식 전극의 용량 증가와 성능 향상을 동시에 실현한 혁신적인 성과”라며, “코인셀 수준의 실험실 단계를 넘어 대규모 생산 공정에 적용 가능한 1Ah급 파우치셀에서도 성능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와 환경(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IF 32.4) 학술지에 후면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어 1월 21일 출판되었으며,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지원하는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탄소중립형 고에너지밀도 배터리를 위한 소재·공정 혁신 융합 솔루션 개발과제’를 통해 수행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