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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일민칼럼] 산업용 사물 인터넷(IIoT)과 Industrie 4.0 (1)

    통신기술 융합 산업용사물인터넷을 통한 산업현장의 변화

    산업계뿐 아니라 나라 전체, 아니 전 세계가 IoT(Internet of Things)로 인해 술렁인다. 마치 이것을 빼고는 미래를 얘기할 수 없다는 듯이 미디어는 물론이고 학교, 가정, 공공시설 등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 거의 모든 가정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자동차나 기차, 심지어 땅속에서도 우리는 초고속 인터넷을 당연한 듯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를 더 빨리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경제의 고속성장 속에서 경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생활해온 환경적인 측면이 또는 남들에게 뒤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신문물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준 것으로 보인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환경과 더불어 산업현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지만, 딱히 이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었다고 보고된 현장도 그리 많지 않으며, 각 회사에서 자랑스럽게 소개할 만한 적용 실적도 그저 손에 꼽을 정도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왜 이 시점에 딱 맞아 떨어지는 지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려고 한다.

    필자의 회사는 2015년에 IIoT시장에 진출하였다. 다른 회사에 비해 좀 늦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들겠지만 회사의 업종이 산업용 통신이었기에 비교적 빠른 시간에 적응할 수 있었고, 현재는 다양한 회사들과 협업을 하고 있고 몇 가지 솔루션 또한 공급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활동을 하며 만났던 사람들과 그들로부터 받았던 질문들, 우리가 미쳐 알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점들, 그리고 이에 대한 애매모호한 답변들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해결된 것은 없지만 조심스럽게 복기를 해보면 조금이나마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먼저 우리는 Internet of Things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과연 IIoT는 무엇인가? 1차원적으로는 현장에 설치된 각 장치들이 인터넷을 통해 사람의 간섭 없이 서로의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확장하게 되면 한없이 큰 범위로 확장되어 정의할 수 있다. 지금은 협의의 IIoT만을 보자. IoT는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 정의할 수 있다. 모든 객체는 동작을 하는 객체와 그렇지 않은 객체로 구분된다. 동작을 하는 객체는 통신 연결이 가능한 객체와 그렇지 않은 객체로 다시 구분된다. 통신 연결이 가능한 객체는 IP Address를 가지고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구분이 된다. DeviceNet이나 PROFIBUS와 같은 필드버스로 연결이 가능한 객체가 IP Address는 없지만 연결이 가능한 객체의 예이다. IP Address를 가지고 있는 객체를 우리는 비로소 IIoT의 범주에 있는 객체라고 표현할 수 있으며, 이들은 상용 클라우드(Public Cloud) 또는 전용 클라우드(Private Cloud)로 연결 가능하다. 이를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기본적으로 IIoT의 구조는 우리가 사무실이나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과 동일 선상에서 출발한다. 각각의 디바이스는 IP Address를 가지며, 부여된 IP Address를 바탕으로 통신에 참여한다. 만약 IP Address가 없다면 통신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간단히 설명하면 자신의 주소를 쓰지 않고 등기우편을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등기우편에는 발신자의 주소가 반드시 들어가야만 접수가 된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 우체국의 착오로 접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답장을 받을 주소가 없으므로 답장이 올 수 없다. ISO/OSI 7 Layer를 봐도 네트워크 계층인 Layer 3에 IP가 표준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IP의 관리는 미국 Iner NIC에서 총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KRNIC가 미국으로부터 IP를 할당 받아 관리하고 있다. 이처럼 IP Address가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어 IIoT에서 각 객체의 구분 요소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IP Address는 IP Version에 따라 32비트에서 128비트까지 구성되고 있다. 이는 인터넷에 연결 가능한 디바이스의 확산을 반증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또 한가지 질문을 할 수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수많은 통신 방식 중 왜 Ethernet 방식을 사용하는가? Ethernet이라는 통신 방식은 1973년 제록스에서 최초로 개발되었다. 제록스라는 이름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초기에는 같은 네트워크 내에 있는 컴퓨터와 프린터를 연결하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는데, 그것이 여러 회사를 거쳐 규격화되면서 현재의 IEEE 802.3이라는 표준 규격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Ethernet 기술이 개발된 지 불과 50년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 기술을 빼놓고는 공장이나 장비의 설계를 논할 수 없다. 현재 Ethernet 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통신 방식이다. 사무실은 물론이고 가정과 병원, 학교 등 사용하지 않는 곳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도이다. 사용자가 많다는 것은 그 시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다양한 공급자가 다양한 종류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용자는 제품 선택의 범위가 넓고 가격의 다양성을 제공받는다. 또한 기능적으로 사용자의 니즈를 가장 잘 만족시키는 기술이며, 사용자가 감내할 수준의 작은 에러만을 가지는 기술이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Ethernet을 생산현장에서 사용하게 되었을까? 이는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현장의 생산 수량, 기기의 가동률, 고장 여부 등과 같은 제어와 무관한 모니터링의 용도로 사용한 것은 2000년도가 되기 이전부터이다. 모니터링 용도라는 것은 그 시스템 특징상 실시간성이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통신 속도의 변화나 응답 시간에 덜 민감하다는 의미이다. 그와 대비되게 제어용으로 사용이 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도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산업용 제품이나 기술을 평가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한 가지 요소가 신뢰성이다. 어떤 신뢰성의 부재로 인하여 개발된 지 30여년이 지난 후에야 생산 현장에서 이 기술을 받아드리게 된 것일까? Ethernet 통신 방식은 고전적인 통신 방식인 Serial 통신이나 아직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Fieldbus 보다 휠씬 빠른 통신 속도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Serial 232c 방식은 통상 9,600bps (bps는 초당 전송 가능한 비트의 개수) 또는 19.2Kbps를 사용한다. Fieldbus 중 하나인 PROFIBUS는 최대 12Mbps를 지원한다. 하지만 Ethernet 방식은 현재 1Gbps 서비스를 상용망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다른 비교점은 통신 가능 거리이다. Serial 232c 방식은 2,400bps일 때 900m의 통신 거리를 지원하고, PROFIBUS는 9.6Kbps일 때 Repeater를 사용하면 최대 4.8Km의 통신 거리를 지원한다. 물론 PROFIBUS의 사양의 하나인 광통신을 사용하게 되면 최대 32Km까지도 통신 가능하다. 하지만 Ethenet의 통신 거리는 통신 속도와 무관하게 거의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디바이스와 중계기 간의 최대 거리는 100m이내이지만 중계기의 사용 가능 개수가 PROFIBUS의 사양처럼 지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계기의 개수에 비례하여 통신 거리는 늘어나게 된다. 이외에도 통신 기능 구현에 드는 비용이나 내노이즈성과 같은 다양한 비교 항목들이 있으나 이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단순하게 통신 속도와 통신 가능 거리만을 비교했을 경우 Ethernet은 다른 통신 방식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Ethernet 사양이 갖는 태생적인 한계로 인하여 표준 Ethernet 방식을 산업 현장의 제어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Ethernet의 통신 방식은 CSMA/CD, 즉 Carrier Sense Multiple Access Collision Detection 방식이다. 이는 동일한 우선 순위를 가지는 여러 통신 매체가 버스 라인의 사용 유무를 감지하고, 버스 라인의 사용이 감지되지 않을 경우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의 충돌을 감지할 수 있고, 또한 충돌이 감지된 경우 임의의 시간 이후에 데이터를 재전송하게 된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특정 시간대에는 포텔사이트나 웹서핑의 응답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막연히 사용자가 많아서 평소보다 응답을 받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생각하거나, 기다리는 시간이 싫어서 흔히 말하는 광클을 하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두 대의 PC가 동일한 서버에 동일한 시간에 접속할 경우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데이터의 충돌이 발생하며, 이는 해당 PC에서 감지된다. Ethernet 알고리즘에 의해 임의의 시간만큼 기다린 후 다시 접속을 하게 되는데, 매우 작은 확률이지만 두 PC 모두 같은 임의의 시간을 기다린 후 데이터를 전송하게 되면 두 번째 충돌이 또 발생하게 된다. 확률적으로는 거의 0%에 가깝지만 이론상 이 두 대의 PC는 영원히 서버에 접속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 가능하다. Ethernet이 산업현장에 사용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하나의 서버에 연결된 모든 통신 매체가 정해진 우선 순위가 없고, 이로 인해 데이터의 충돌이 발생하며, 이 경우 응답 시간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어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PROFIBUS의 경우 충돌 감지 방식이 아닌 충돌 회피 방식을 사용한다. Master 간의 통신에서는 Token Ring 방식을 사용하여 Token을 가진 매체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또한 Master와 Slave의 통신에서는 Poll 방식을 사용하여 Station 번호가 빠른 매체부터 송수신을 한다. 물론 데이터의 사이즈나 통신 시간 또한 이미 사양으로 정해져 있다. 2000년대 이후 OSI Layer를 변경하거나 자체의 프로토콜을 추가하여 기존 표준 Ethernet이 갖고 있던 한계를 극복한 Ethernet 기반의 산업용 프로토콜이 출시되었고 산업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Ethernet 방식과 구분하기 위해 Real-Time Ethernet이라고 불리며, 이는 이름 그대로 실시간성을 보장하는 Ethernet인 것이다. Real-Time Ethernet은 기존 표준 Ethernet이 가지는 대부분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 받았으며, 불확실한 응답 시간이라는 약점까지 보완되었으니 기존 Fieldbus의 대안으로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데 있어서 전혀 문제가 없고, 더 나아가서 현장의 장비들이 Internet에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어 그 활용성의 증대를 가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Internet의 기본이 되는 근거리 통신 기술인 Ethernet과 이 기술이 가지는 특징, 한계, 그리고 어떤 사양적 변화를 통해 산업 현장으로 들어왔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현장의 장비나 기기들이 IP Address를 가지고 Ethernet 통신을 지원하면 IIoT 기기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이는 일반적인 Internet 연결 기능을 가진 기기들의 사양과 다를 바 없다. IIoT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MQTT나 OPC UA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들 표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설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

    원일민 / 힐셔코리아 대표

    IO-Link Wireless
    오윤경 기자
    오윤경 기자http://icnweb.co.kr
    아이씨엔매거진 온라인 뉴스 에디터입니다. 오토메이션과 클라우드, 모빌리티, 공유경제, 엔지니어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보도자료는 아래 이메일로 주세요. => news@icnwe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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