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넷이 산업용 네트워크로 주목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더넷은 거의 유일하게 국제적으로 통일된 프로토콜이다. 많은 기업들에서 사무실 간의 정보 기술로 오랜 기간동안 사용되어 왔다. 실제로 네트워크 분야에서 이더넷은 사실상의 표준으로 생각되고 있다. 개방화된 표준을 토대로 한 이더넷은, 기업 네트워크와 ERP 솔루션에서 폭 넓게 사용되고 있어 제조 자동화 시스템과 연결을 위해 기존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많아 관련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여건이 다른 네트워크 기술보다 유리하다. 대부분의 PC에는 이더넷 카드가 장착되어 있고, 쉽게 장착할 수 있다. 사용자가 많으므로 대량 생산체제가 이미 갖추어져 있어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고, 개발 및 사용을 위한 기술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필드버스의 경우 10여 종의 프로토콜이 표준화 되었고, 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로 인한 사용자들이 프로토콜 선택 및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더넷으로 통합함으로써 네트워크관리의 복잡함을 줄일 수 있으며, 또한 ERP, MES 등의 시스템과 원활한 정보 교환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더넷이 산업현장에서 사용되지 않는 이유들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결정성(Determinism)’과 ‘실시간적인(Real Time) 응용’이다. 결정성은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는 메시지가 성공적으로 도달했는지를 규정한다. 대부분의 제조 시스템들은 제어를 위해 제한된 시간 내에 통신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CC-Link 네트워트 연결된 컨트롤러(사진. 아이씨엔)
이는 이더넷이 “CSMA/CD(Carrier Sense Multiple Access, Collision Detect)”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다음과 같이 동작한다.
1. 회선상에 다른 신호가 있는지 감지한다.
2. 이미 회선이 사용중이면,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첫 번째 단계를 반복한다.
3. 회선이 사용 가능한 상태이면, 데이터를 전송한다.
4. 만약 수신 노드에서 응답이 없거나 다른 신호와 충돌이 발생했다고 판단되면, 다시 첫 번째 단계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데이터의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며, 정해진 시간 내에 통신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모든 포트에 대해서 풀-듀플렉스(Full-duplex)를 지원하는 스위치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풀-듀플렉스 구성에서는 각 장비가 전송 및 수신을 위해 물리적으로 개별 회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송 및 수신 신호 사이에 데이터 충돌이 없다. 또한 일부 회사에서 개발된 산업용 이더넷 스위치는 장비간 분리 기능을 통해 한 스위치 포트에서 수신된 데이터는 데이터의 목적지에 대한 포트로만 전송되기 때문에 장비간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진다. 물론 스위치의 속도가 제어 시스템에서 요구되는 속도에 만족될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더넷은 OSI 7 계층구조에서 물리적인 계층과 데이터 링크 계층만 정의한다. 즉 일련의 물리 매체를 정의하고 이 물리 매체를 공유하는 기술, 그리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장치들 사이에서 데이터 패킷이 이동할 때 필요한 프레임 포맷, 어드레스 포맷만 제공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더넷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상위 계층 프로토콜과 함께 사용된다. 대개 상위의 프로토콜들은 어드레스를 정의하여 서로 구분하고, 또 장치들이 네트워크에서 상호 동작하는 방법, 데이터의 전송방법, 또한 최종 목적지에서 도착한 경우의 정보 처리 방법 등을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상위 프로토콜에는 TCP/IP, NetBEUI, IPX/SPX, UDT 등이 있다.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상위 프로토콜에서는 메시지 우선 순위 결정 기능, 시간 동기화, 실시간 동작 등을 위한 추가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상위 프로토콜을 자동화업체들이 각자 만들어 사용한다면, 경쟁사 제품들과 호환되거나 상호 사용될 수 없게 된다. 이더넷은 오랜 기간동안 사무실 환경에서 사용되어 왔다. 따라서 사무실 여건에 맞게 개발된 제품을 산업환경에 그대로 사용하기는 힘들다.
산업용 환경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온도, 진동, 물리적인 충격 및 전자기적인 충격 등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제조 현장에 맞게 적절한 제품 크기를 지원해 줄 수 있어야 하며,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높은 신뢰성과 복구 능력을 보유해야 할 것이다.
오승모 기자 oseam@icnwe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