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리포트, 프로세서 선호도 양극화와 온디바이스 AI 가속화
PC의 미래는 ‘소프트웨어 정의 맞춤화’에 달려

글로벌 IT 리서치 및 자문 기업인 가트너(Gartner)가 2025년 전 세계 인공지능(AI)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약 104%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이는 전체 PC 시장의 31%에 해당하는 수치로, AI PC가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트너의 란짓 아트왈(Ranjit Atwal) 시니어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AI PC가 시장 재편을 주도하고 있지만, 관세의 영향과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PC 구매가 보류되면서 올해 도입 속도는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사용자는 엣지 환경에서의 AI 활용 확대에 대비해 AI PC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트너는 이러한 성장세가 계속 이어져 2026년에는 AI PC 출하량이 1억 4,300만 대에 이르러 전체 PC 시장의 55%를 차지하고 , 2029년까지는 AI PC가 시장의 표준으로 완전히 자리 잡을 것으로 예측했다.
기업은 x86, 소비자는 ARM… 시장별로 뚜렷해지는 프로세서 선호도
AI PC 시장의 성숙과 함께 주목할 만한 현상은 시장별로 프로세서 플랫폼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문제가 점차 해소되면서 ARM 기반 노트북은 기업 시장보다 소비자 시장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기업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윈도우 x86 기반 노트북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강력하다. 2025년 기업용 AI 노트북 시장에서 윈도우 x86 기반 노트북은 71%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반면, ARM 기반 노트북은 24%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기업 환경의 안정성과 기존 소프트웨어 생태계와의 호환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클라우드 벗어나는 AI, ‘소규모언어모델(SLM)’이 PC의 미래 이끈다
하드웨어의 변화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혁신을 촉발하고 있다. 가트너는 AI PC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2026년 말까지 소프트웨어 공급업체(ISV)의 40%가 PC에 AI 기능을 내장하기 위한 투자를 우선순위로 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년의 2%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특히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PC에서 직접 AI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가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은 ‘소규모언어모델(SLM)’이다. SLM은 PC에서 로컬로 실행되어 응답 속도를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며, 클라우드 의존도를 낮추는 장점이 있다. 또한, 민감한 사용자 및 기업 데이터가 기기 외부로 나가지 않아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도 훨씬 강력하다.
가트너는 PC 공급업체들이 단순히 하드웨어 사양 경쟁을 넘어, 특정 역할과 사용 사례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정의형, 사용자 중심 기기’를 제공하는 것이 AI PC 시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트왈 애널리스트는 “AI PC의 미래는 맞춤화에 있다”라며, “사용자가 원하는 앱, 특징, 기능을 직접 선택해 기기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공급업체는 사용자와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개선을 이뤄내고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