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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투자자 앨리엇.. “주당 매입가 265달러 너무 낮다”
에머슨 매수 강행.. “프리미엄 10.4% 이미 붙었다”

[아이씨엔 미래기술센터 오승모 수석연구위원] 산업용 IT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아스펜테크(Aspen Technology) 인수에 적극 나선 에머슨(Emerson)이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Elliott Investment Management)의 인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에머슨이 확보하지 못한 소수 주주 주식 전체에 대한 주식 공개 매수를 강행한다고 밝혔다.
에머슨의 아스펜테크 인수 전략과 엘리엇의 반발
에머슨은 2022년 60억 달러(약 7조 6천억 원)에 아스펜테크의 55% 지분을 인수했으며, 2024년 11월에는 잔여 지분 전체 인수를 공식화했다. 이는 에머슨의 “소프트웨어-기반 제어(Software-defined Control; SDC)” 전략의 핵심 솔루션으로 아스펜테크를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대해 행동주의 투자자인 엘리엇은 15억 달러 이상의 아스펜테크 주식을 매입하여 최대 소수 주주가 되었다. 엘리엇은 에머슨의 주식 매입 가격이 아스펜테크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에머슨과 아스펜테크 간의 합병안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에머슨은 현재 아스펜테크의 주식 57%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제출된 주식 인수 의향서에 따르면, 나머지 주식에 대한 인수에 주당 240 달러를 제안했다. 상세 내용은 아래 링크 기사 참조.
[참조기사1: 에머슨, 아스펜테크 100% 지분 인수 추진 (2024.11.08)]
[참조기사2: 에머슨, 아스펜테크 지분 55% 확보로 산업 소프트웨어 사업 확장 (2022.07.07)]
에머슨과 아스펜테크 특별위원회는 지난 2025년 1월 27일 총 72억 달러를 투자해 아스펜테크의 나머지 잔여 지분에 대해 보통주 주당 265달러에 공개 매수키로 결정했다. 엘리엇은 2025년 2월 7일 에머슨과 아스펜테크간의 잔여 주식 인수 공개 매수를 통한 합병안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주당 265달러라는 아스펜테크 주식 가치가 저평가되었다는 이유다.
에머슨의 강경한 입장과 거래 조건
엘리엇은 아스펜테크 주식 15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최대 소수 주주로서 에메슨과 아스펜테크 합병안에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에머슨의 제안은 ‘매우 기회주의적’이고, 아스펜테크를 ‘실질적으로 저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엘리엇의 반대로 인해 에머슨의 아스펜테크 전체 지분 인수를 통한 합병안이 좌절될 가능성이 생겼다. 이번 거래가 아스펜테크 소수주주의 과반수 이상의 승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에머슨은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형국이다. 에머슨은 2월 7일 엘리엇의 요구를 잘 인지했다면서도, 에머슨과 아스펜테크가 1월 27일에 합의한대로 에머슨이 미소유한 아스펜테크 주식을 주당 265달러에 공개 매수 개시한다고 선언했다. “아스펜테크 소액 주주들에게 있어서 주당 265달러는 매력적이고 확실한 가치”로 현금 매각하기에 적절하다는 의견이다. 지난 몇 달 동안 “10.4%의 프리미엄이 이미 붙었다”는 것이다.

또한, 에머슨은 “주주들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고 에머슨의 전략적 및 재정적 인수 기준에 부합하는 거래만 추진할 것”이라며, 엘리엇과의 이면 계약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더구나 “아스펜테크 주주들은 거래 조건이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며, 주당 265달러는 변함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더하여서 소액 주식의 과반수 이상이 공개 매수에 참여하여 거래가 완료될 수 있다는 조건 등 최종 합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더라고 에머슨이 공개 매수 제안을 연장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머슨은 일단 잔여 주식의 공개 매수에 과반수 이상이 참여할 것을 전망하며, 3월 10일에 거래가 만료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엘리엇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단 에머슨과 엘리엇의 분쟁 모습으로 인해 아스펜테크 솔루션에 대한 가치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머슨의 핵심 솔루션 라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를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 이에 아스펜테크 주식은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려 나가고 있다. 이것이 엘리엇에게 큰 힘을 실어 주고 있는 형국이다.
주가 동향에 민감한 에머슨과 엘리엇
아스펜테크(NASDAQ: AZPN) 주가는 2월 19일 265달러까지 올랐다가, 소폭 하락하는 보폭을 보이는 중이다. 2월 25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263.92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지난 6개월간 23.31% 증가한 것이며, 12개월간으로 볼 때는 41.3% 늘어난 결과다.
주가의 향방에 따라서 에머슨의 아스펜테크 합병이 달라질 전망이다. 3월 초까지 시기에서 265 달러를 넘나들면서 횡보할 경우, 에머슨에게는 큰 고비가 될 것이다. 주가가 265달러 아래쪽에서 260달러 아래까지 그래프를 그려나갈 때는 엘리엇이 두손을 들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전망은 에머슨과 앨리엇이 나란히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도 가능성에 올릴 수 있다.
에머슨이 이번 잔여 주식 공개 매입에서 실패할 경우, 에머슨의 포트폴리오가 일부 변경되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어차피 아스펜테크에 대한 지배력은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합병이 아닌 별도 자회사의 모양새라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에머슨은 이를 무기로 하여, 공개 매수 제안이 충족되지 않고 만료될 경우에 아스펜테크 보유 지분을 처분하거나 판매하지 않고 소유 지분과 경영권 행사를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이 경우 인수합병에 대한 이슈가 사라져 아스펜테크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엘리엇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엣리엇도 투자자들에게 높은 투자 수익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에머슨도 엘리엇도 양보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양쪽 모두가 눈치와 기회를 엿보고 있는 형국이기도 하다.
에머슨과 엘리엇의 전격 합의 가능성도 유효
앨리엇과 에머슨의 눈치보기와 싸움은 3월 첫 주에 어떤 방향으로든 결정이 날 것이다. 3월 10일 거래 만료 시한을 두고, 소수 주주들이 엘리엇과 함께 할 것인지, 에머슨의 공개 매수에 참여할 것인가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거래 만료 시한이 한 번 정도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에는 엘리엇과 에머슨의 합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당 265달러에서 약간 올라가는 가격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기대된다.
한편, 약 7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영향력 있는 행동주의 투자자인 엘리엇은 하니웰(Honeywell), Arm 홀딩스,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다양한 기업에 적극 투자하며 경영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하니웰은 엘리엇의 요구에 따라 자동화, 항공우주, 첨단소재 3개의 독립적인 사업부문으로 분할을 결정하는 등 엘리엇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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