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세계 반도체 수요를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2012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반도체 구매고객이 됐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최대의 구매고객이면서 최대의 공급업체가 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급실적면에서도 인텔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2012년 8.0%를 점유해, 7.2%를 점유한 애플을 제치고 최고의 반도체 고객사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애플 양사는 2012년에 전체 반도체 시장(TAM; Total Available Market) 기준으로 총 453억 달러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1년보다 79억 달러가 증가한 수준으로 전세계 반도체 수요의 15%를 차지했다.
데스크탑 및 모바일 PC의 부진에 따라 대부분의 반도체 수요 업체들의 수익율이 감소한 것에 비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수익율은 전년도 보다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삼성전자 수익률이 지난해 18.6%에서 2012년 23.9%로 가장 많이 올랐다. 애플도 18.8%에서 21.4%로 증가했으나 삼성전자의 성장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트너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마사순 야마지(Masatsune Yamaji)는 “삼성과 애플이 지속 성장을 하고 있지만 기타 주요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은 부진했으며, 10대 기업 중 6 개 업체가 2012년에 반도체 구매를 축소했다. 거시 경제가 침체한 가운데 소비자 수요가 급격히 변화한 것도 2012년의 반도체 수요 감소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PC 시장이 여전히 반도체 수요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데스크탑과 모바일 PC의 판매가 저조했으며 소비자의 관심은 스마트폰과 미디어 태블릿 PC 등 신종 모바일 컴퓨팅 기기로 이동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및 미디어 태블릿 PC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PC에 비해 현저하게 작으므로 이 같은 관심의 이동은 2012년의 반도체 수요가 상당히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10대 기업들은 2012년에 총 1,064억 달러의 반도체를 구매했으며, 이는 반도체 판매업체들의 전세계 매출액인 2,976억 달러 중 36%에 해당된다. 10대 기업 중 노키아(전년대비 -42.6%p 감소) 및 도시바(전년대비 – 17.1%p 감소)의 반도체 구입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2013년에는 새로운 모바일 컴퓨팅 기기, 특히 스마트폰과 미디어 태블릿의 성장이 PC 시장에서 줄어든 반도체 수요를 완전히 보충하지는 못했지만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 시장이 계속해서 반도체 수요를 견인할 전망이다. 또한 신종 모바일 컴퓨팅 기기의 제한된 컴퓨팅/스토리지 자원은 라이트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에는 하드웨어적 차별화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스마트폰과 미디어 태블릿 판매 업체간의 가격 경쟁이 치열했다. 시장의 혁신적 선두업체를 따라잡고자 하는 하드웨어 업체들에게 반도체 업체가 상용 시스템온칩(SoC: system-on-chip)과 소프트웨어, 레퍼런스 디자인(reference design)을 제공할 것이므로, 경쟁업체에서도 기기 하드웨어상의 혁신을 쉽게 모방이 가능해졌다. 가트너 마사순 야마지(Masatsune Yamaji)는 “반도체 제조업체는 시장 선도업체들의 하드웨어 혁신을 지원하거나 최소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이씨엔 김철민 기자 min@icnwe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