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에서 개발 제안한 스마트 제조를 위한 산업용 이더넷 네트워크 표준인 라피넷(RAPIEnet; Real-time Automation Protocols for Industrial Ethernet)이 처음으로 자동차 제조 공장 전체 라인에 적용됐다.
업계에 따르면,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국산 스마트제조 국제표준인 라피넷을 전체 생산 라인에 적용한 국내 최초의 공장이 됐다. 라피넷(RAPIEnet)은 스마트 제조를 위한 산업 자동화 현장에 사용되는 각종 센서, 계측기 및 제어기기를 하나의 통신망으로 통합 제어하는 산업용 이더넷 통신 국제표준 기술이다.
라피넷은 LS일렉트릭이 개발한 국내 고유의 산업용 통신 기술로서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국제표준으로 제정되면서 이 분야 기술 선진국인 독일, 미국, 일본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 라피넷은 2010년에 5종의 기술이 IEC 표준에 등재된 것을 비롯해, 현재까지 총 10여종의 기술이 IEC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았다.
해외에서는 독일 중심의 프로피넷(PROFINET), 미국 중심의 이더넷아이피(EtherNet/IP), 일본 중심의 씨씨링크아이이(CC-Link IE)가 각각 유럽과 미주, 아시아를 대표하는 IEC 국제 표준의 네트워크 기술로 시장을 확장해 왔다.
특히 당시에 나와있던 해외 유수의 기술들이 실시간성 부족, 배선 문제, 이중화 지원 기능 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었으나, 라피넷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산업용 스위치 기능을 내장해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디바이스나 통신 선로에 이상이 발생하더라도 이중화된 고가용성 링 네트워크 토폴로지 지원을 통해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
지난 11월 15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이상훈 원장이 광주글로벌모터스(GGM)를 방문해 라피넷 기술이 적용된 현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장은 “LS일렉트릭의 라피넷은 국제표준화를 통해 세계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선도 사례”라고 평가하고, “우리가 개발한 국제표준 기술과 이를 활용한 생산 자동화 시스템이 아세안을 비롯한 세계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라피넷은 외산 장비와 솔루션에 비해 초기 투자 및 유지관리 비용이 저렴할 뿐아니라, 국제표준 기술로 개발돼 범용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에 힘입어 이번과 같은 국내에서의 실증 적용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으로 진출한다는 방안이다.
아이씨엔 미래기술센터 오승모 연구위원은 “현대자동차 캐스퍼 차량을 양산하는 노사상생일자리 모델로 건설된 광주공장 GGM에 이어, 내년 2022년초에 가동에 들어가는 현대식 생산라인을 구축한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에 라피넷이 구축되어 그 진가를 발휘할 전망이다.”고 밝히고, “또한 인도 등에서의 자동차 라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자동화 설비에서 라피넷 기술 적용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LG 일렉트릭은 또한 라피넷 기술에 대한 무상 개방을 선언했다. 라피넷과 관련한 모든 특허 및 기술권을 개방(Open)한다는 것이다. 이에 조만간 라피넷 사용자 협회를 공식 설립하는 방안이 논의중이다. 라피넷 기술이 개방되면 기술 활용을 원하는 개발자는 누구나 자유롭게 라피넷 기술을 통해 IEC 국제 표준의 자동화 관련 부품과 시스템을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있다.
이러한 국내 산업용 네트워크 산업의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하여 한국 산업 기술시험원을 통해 라피넷(RAPIEnet)에 대한 적합성 인증 체계를 구축 중이다.
한편, 국가기술표준원은 국제표준화와 글로벌 표준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 아래, 아세안(ASEAN)의 표준화 협의체인 아세안 표준품질 자문위원회(ACCSQ)에 라피넷을 소개하는 등 최근 공장 자동화 설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아세안 시장 진출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