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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은 가능한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우리의 직장과 학교, 가정을 비롯한 모든 영역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을 비대면 중심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온라인 수업과 비대면 협업을 통해 대부분의 학교수업과 회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물건과 음식도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주문하고 소비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비대면 생활이 지속되면서, 어려움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신입생들이 자신의 동기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의 학교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오프라인 문맹이 넓게 전파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온라인 협업 솔루션과 거점오피스를 통해 적극적으로 적응하는 기업과 코로나19 확진에 대한 우려속에서도 꿋꿋하게(?) 전직원 출근을 감행하는 기업간의 비즈니스 성과 및 업무 생산성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시킨 비대면의 일상이 새로운 가상 세계에 열광하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비대면의 현실에 대한 피로감과 불안감에서 벗어나 예전의 일상을 체험하고자 하는 갈망이 메타버스(MetaVerse)로 향하도록 한 것입니다. 가상의 세계에서 콘서트가 열리고, 신입생 환영회와 기업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의 비즈니스가 펼쳐지고 있으며, 오프라인 기업들의 각종 마케팅 활동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밀레니얼-Z세대(MZ세대)들이 중심이 되었던 메타버스 놀이터는 이제 놀이터와 게임의 영역을 넘어선 새로운 가상세계로 발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이 발전하면서 메타버스는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평가되면서 우리의 일상활동 속에서 게임, 엔터테인먼트, 음악, 콘텐츠 산업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페이스북을 선두로 하는 비대면 업무 환경 구축을 비롯해, 교육 분야에서도 메타버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텍스트 보다는 영상을 선호하는 지금의 유튜브/틱톡 세대들에게 아바타를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실시간 음성 대화와 3차원 오브젝트, 360도 영상 등을 활용하는 실감형 수업이 몰입도를 높여 비대면/원격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기도 합니다.

메타버스(MetaVerse)라는 말은 1992년에 출현했습니다. 닐 스티븐슨의 SF소설 《스노크래시》에서 처음으로 사용됐습니다. ‘초월하는’이라는 뜻의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결합된 단어입니다. 가상과 현실이 융복합된 디지털 세계, 즉 초월 세계를 의미합니다. 영화 ‘매트릭스’나 ‘아바타’에서 인간이 현실 세계와 연결된 가상 세계에서 또 다른 자아를 갖고 활동하는 것이 현실에서 구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밤을 지새며 줄 설 필요없이 좋아하는 가수의 팬사인회나 콘서트에 입장해 스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가상 공간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즐기는 나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이 도래한 것입니다.

메타버스, 가상 공간과 현실 세계의 융합

미국의 기술연구단체(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지난 2007년 발표한 ‘메타버스 로드맵’ 보고서를 통해 메타버스를 구현공간과 정보형태에 따라 다음과 같은 4가지로 구분했습니다. 메타버스를 1)증강현실(AR), 2)라이프 로깅(Life Logging), 3)거울세계(Mirror World), 4)가상세계(Virtual World)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증간현실은 ‘포켓몬고’ 처럼 현실에 가상 정보를 덧입혀 보여줍니다. 두 번째, 라이프로깅(Lifelogging)은 운동 앱에 매일 운동한 것을 기록·공유하는 등 개인의 현실 생활을 디지털화하는 것으로 SNS 소셜미디어가 대표적입니다. 세 번째, 거울 세계(Mirror Worlds)는 ‘구글어스’와 같은 현실을 모방한 디지털 공간입니다. 네 번째, 가상 세계(Virtual Worlds)는 현실과 유사하게 교육·쇼핑·업무 등의 활동이 가능한 가상 공간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4번째 가상세계를 작은 의미의 메타버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메타버스가 여러 유형이 상호 융·복합하고, 경계를 허물면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메타버스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이 필요해진 엔터테인먼트와 결합했습니다. 에픽게임즈의 게임플랫폼 ‘포트나이트’는 이미 가입자 3억 5000만명을 기록하며 동시접속자 1000만 명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작년 4월 포트나이트의 ‘파티 로열 모드’에서 열린 미국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의 가상 콘서트에는 1200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또 9월에는 포트나이트 메인스테이지에서 BTS ‘Dynamite’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가 전세계 최초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로블록스가 있습니다. 2006년 출시한 로블록스는 블록으로 구성된 3D 가상 세계에서 레고 모양의 개인 아바타로 게임을 즐기며 유저 간 채팅과 통화는 물론 게임 제작까지 참여자가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로블록스는 미국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가입했고, 매일 4000만 명이 접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로블록스에서는 현실과 같은 경제활동도 가능합니다. 유저는 게임을 직접 만들 수 있고, 게임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로블록스 내 생성된 게임만 최소 4000만 개에 다하고 있으며, 그중 5000개의 게임이 100만 회 이상 플레이됐습니다.

메타버스를 얘기하면서 네이버Z의 가상현실 플랫폼 ‘제페토(ZEPETO)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18년 출시한 ‘제페토’는 전세계 이용자 2억명을 돌파했습니다. 작년 9월 제페토에서 열린 블랙핑크 가상 팬사인회는 46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참여했습니다. 아티스트는 제페토 세상에서 아바타로 공연을 합니다. 팬들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언제든 콘서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룹 블랙핑크, 있지(ITZY)는 제페토 세상에서 발빠르게 팬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제페토의 서비스를 좀 더 깊게 들여다 보겠습니다. 제페토 서비스는 크게 ‘제페토 월드’와 ‘제페토 스튜디오’라는 두 가지로 구성됩니다. 먼저 ‘제페토 월드’는 일종의 놀이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모여서 게임을 즐기거나, 메시지를 주고받고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굳이 사무실에 방문할 필요없이 회사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회의 참여자를 12명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채팅은 물론 음성을 이용해 직원들끼리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제페토 월드엔 ‘점프마스터’ ‘가든웨딩’ ‘한강공원’ 등 다양한 ‘메타버스’ 세상이 펼쳐져 있습니다. 한강공원을 예로 들면, 실제 반포 한강공원을 제페토에서 현실과 유사하게 돌아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2천만명 이용자가 ‘메타버스판 한강공원’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아바타를 통해 점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점프마스터에는 8천 700만명이 다녀갔습니다.

다음은 창작자가 아이템을 직접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제페토 스튜디오’입니다. 아바타 의상과 소품 등을 만들어 수익사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누적 가입자수는 70만명, 출시 아이템은 200만개 가량입니다. 다수 창작자가 지난해 3월부터 스튜디오에서 약 2천 500만개 아이템을 판매했습니다. 새로운 직업으로 제페토 전업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한 것입니다.

다음에는 각 산업분야별로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로 만들어 가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글_ 오승모 수석연구위원, 아이씨엔 미래기술센터
(oseam@icnwe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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