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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시장의 진검 승부가 시작된다

<P>최근 정부는 두 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통신 결합서비스 제도에 대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세부적인 법률마련과 사업자간 조율이 필요하겠지만, 제도의 도입과 함께 2007년에는 다양한 통신 결합서비스 출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가 준비 중인 결합서비스제도가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결합서비스 제도 개선안 중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며, 세부내용과 실행방안에 대한 사업자간 이견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BR><BR>한편 결합서비스의 등장은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시내전화 등으로 구분된 시장에서 여러 서비스가 얽히며 상호 경쟁하는‘새로운 경쟁 시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따라서 결합서비스 구성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 사업자는 비교적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업자들은 제휴 및 M&A 등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논의 중인 결합서비스 제도의 문제점과 보완점은 무엇인지, 향후 통신시장과 통신사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살펴보자.<BR><BR>제도 확정에 시간 더 필요<BR><BR>정부가 발표한 결합서비스 판매 제도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동등접속 여건보장’과‘요금 적정성’이다. 동등접속 여건 보장이란, 설비 등에서 불리한 후발사업자에게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보유한 결합서비스 제공의 필수 요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자유롭게 결합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게 되면서 후발사업자들의 불리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결합서비스 보완 조항이다. 세부안에 따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동등접근을 보장하는 의무로써‘동등접근보장이행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또한, 지배적 사업자는 제공 과정에서 후발사업자에게 설비 사용 등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게 되는데, 그 때의 요금이 후발사업자에게 불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요금 적정성이다.<BR><BR>그러나 동등접근 허용이 정부가 의도하는 대로 시행될 지는 의문이다. 이미 후발사업자의 설비 부족 및 중복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가입자선로 공동활용(LLU,Local Loop Unbundling)과 같은 제도가 법제화되어 있다. 하지만, 선발사업자가 인프라를 점유하고 있어 후발사업자는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인프라에 대한 접근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선발사업자는 제공하는 선로에 대한 과도한 이용요금을 요구하고 있어 제도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 이번에 정부가 마련하는 결합서비스 제도 개선안도 사후 규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LLU 제도와 같이 실행 상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BR><BR>동등접속에 대해서는 대체성 여부도 쟁점이 되고 있다. 즉, 대체서비스가 있는 경우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라 할지라도‘동등접근보장’에 대한 의무가 없어진다. 시내전화와 VoIP(인터넷 전화, Voice over Internet Protocol)의 대체성 인정여부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물론, VoIP가 시내전화를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남아 있다. 하지만, VoIP가 시내전화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으면 KT는 타 사업자에 대해 시내전화 동등접속 보장 의무를 지지 않는다. 그러나 VoIP가 시내전화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내전화와 VoIP 간의 번호이동을 언제 허가하게 될지 등의 기준이 모호한 상태여서 대체성을 규정짓기가 쉽지 않다.<BR><BR>결합서비스로 인한 요금인하 안에 대해서도 이견이 존재한다. KT는 일정 수준의 할인폭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타사업자들은 할인 허용폭과 허가 방법 등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요금인하는 소비자에 대한 마케팅으로 직결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사업자간 논쟁 및 해결방안 찾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BR><BR>또한 정부의 결합서비스 개선안에서는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점들도 있다.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여 정보서비스, 동영상 콘텐츠 및 방송 등을TV로 제공하는 IPTV(Internet Protocol TV) 등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시된 안에서는 이러한 신서비스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무선 결합뿐만 아니라 유무선 대체, 통신방송 융합까지도 고려한 제도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욱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BR><BR>경쟁 양상에 변화 야기<BR><BR>결합서비스의 허용은 한동안 성숙기 및 안정지양 양상을 보였던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결합서비스가 보편화되어 많은 가입자들이 결합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경쟁사의 가입자를 획득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초기에 결합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BR><BR>특히, 사업자들은 신규 서비스와 기존 서비스 간의결합서비스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사업자들은 와이브로, 3세대 이동통신인 HSDPA(High-Speed Data Packet Access, 고속데이터패킷 접속)의 투자에 따라 신규 가입자를 조기에 확대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3세대 이동통신의 경우 보조금 지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서비스와 신규 서비스의 결합서비스를 통한 가입자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들마다의 상황과 향후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자.<BR><BR>● 가장 유리한 고지의 KT<BR>사업자 별로 변화를 보면, KT가 결합서비스의 선도적인입지를 확보할 전망이다. KT는 시내전화를 중심으로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그리고 자회사인 KTF를 통해 이동전화까지 제공하고 있어 결합서비스 제공을 위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특히, KT는 시내전화 시장에서는 가입자뿐만 아니라 설비 면에서도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결합서비스 시장에서 공격과 수비의 모든 방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BR><BR>국내 전화시장 상황은 KT를 더욱 유리하게 만든다. 저렴한 요금 덕분에 고객들은 요금에 민감하지 않다. 따라서 KT가 결합서비스 제도에 의해 동등접근을 제공하더라도 시내전화 요금이 싸기 때문에 경쟁사가 고객을 유인할 수단이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시내전화에 대한 번호이동성 제도가 실시된 지 4년이 경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번호이동 가입자가 약 90만 명에 그친다는 사실이이를 설명하고 있다. 다만, 경쟁사가 시내전화 결합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KT와 직접적으로 경쟁 가능한 서비스가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KT에 다소 위협이 될 수 있다.<BR><BR>● 제휴 모색할 SKT<BR>KT에 비해 이동전화만을 제공하는 SK텔레콤(이하SKT)의 경우는 결합서비스에 비해 다소 불리한 입장에 있다. 당장 제공할 결합서비스가 없으며, 이동전화를 중심으로 한 할인 결합서비스를 제공하면 매출 등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SKT는 타사업자와의 제휴나 기타 사업자의
인수 합병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수 합병의 경우 시내전화 시장은 성숙된 시장이고 초고속인터넷도 경쟁이 심하고 당장 수익을 내는 사업자도 없어 시장 진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내전화를 중심으로 한 결합서비스에서는 KT 시내전화를 이용한 결합서비스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대안이다. 따라서 SKT는 SK텔링크의 인터넷 전화 사업을 활용하는 방안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BR><BR>● 결합서비스의 다크호스 LG<BR>결합서비스 시장에 다크호스로 등장할 사업자는 LG 통신진영이다. LG의 경우 결합서비스의 구성요소인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타사업자들에 비해 가입자 및 매출 시장점유율이 낮아 공격적으로 결합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이동전화 및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도 개선되고 있어 결합서비스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결합서비스는 가입자 기반이 매우중요하고 시장 주도권을 가입자가 많은 선발 사업자에게 뺏길 경우 추후에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점은 LG진영의 약점이자 LG가 결합서비스 준비에 서둘러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BR><BR>결합서비스의 득실 계산해 봐야<BR><BR>그렇다면, 과연 결합서비스는 통신사업자들에게 득이 되는 것일까? 해외의 경우 결합서비스는 가입자 확보와가입자 이탈 방지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버라이존(Verizon) 사의 경우, 결합서비스가입자는 가정용 서비스 가입자의 65%에 달한다. 또한AT&T로 이름을 바꾼 SBC의 경우 결합서비스 가입자의 이탈률은 단독 서비스 가입 때보다 40%가 줄었다. 이러한 영업상의 효과는 기업의 매출확대 및 비용감소로 이어져 통신기업의 전반적인 성과를 제고시키는 데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BR><BR>하지만, 국내의 통신시장 환경이 해외의 상황과 다르다는 점은 결합서비스를 추진하는 통신사업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다. 국내는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시내전화 등 세 가지 주요 통신서비스가 모두 포화기로 매출과 가입자가 모두 성장 정체에 있다. 따라서 요금이 할인된 결합서비스의 경우 할인으로 인한 매출감소와 가입자 유지로 인한 마케팅 비용 감소 효과 사이의 손익 계산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가입자당 월간 매출(ARPU, Average Revenue Per User)은 약25,000~30,000원 가량이다. 결합서비스로 인해 약10% 요금인하가 실시되면 1인당 매출은 연간 약30,000~36,000원 감소한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고객 이탈률이 월간 약 2.5~3.0%인 것을 감안하면 고객은 한 사업자를 약 3년간 유지하게 되는데, 이때 결합서비스로 인한 매출 감소효과는 약 10만원 내외이다. 이 고객이 3년이 지난 후에도 사업자를 변경하지 않고 자사의 고객으로 유지된다면 고객 유치 비용인 20만 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BR><BR>하지만, 경쟁사가 동일한 결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내전화와 이동전화의 번호이동까지 가능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즉, 사업자는 가입기간 동안 요금을 할인해주고 계약 만료시에 고객까지 잃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수 있다. 결합서비스 출시가 본격화되고 사업자마다 결합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 경쟁을 시작할 경우 예상보다 마케팅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BR><BR>고객의 기대를 맞추기는 더 어려워져<BR><BR>사업자들이 결합서비스 제공에 있어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포인트는 고객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우선 고객유치 시, 고객은 번호이동, 결제 변경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이 매우 복잡할 경우 고객들을 혼란시켜 자칫 결합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반감을 갖게 할 수도 있다.<BR><BR>통신서비스 자체의 서비스 품질 유지도 결합서비스 제공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한 회사에서 결합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업자는 타사업자와의 제휴 등으로 결합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결합된 서비스가 자사의 단일 서비스 품질보다 떨어질 수도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BR><BR>뿐만 아니라, 사후 서비스도 사업자가 관리해야 할 항목이다. 결합서비스를 위한 사후 서비스 과정은 다양한 상품구성 만큼 복잡해질 수 있다. 특히 국내 통신사업자의 경우, 대부분 별도의 법인이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회사의 운영 프로세스 및 IT 시스템 등 운영 시스템이 상이하다. 이러한 차이는 곧바로 사후 서비스의 미흡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합서비스 사업자는 고객지원 IT시스템, 고객 서비스 센터 등 결합서비스를 위한 만발의 준비가 갖춰져야 한다.<BR><BR>결합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품질이 관리되지 않으면 고객들이 결합서비스를 가입, 이용 시에 불쾌한 경험을 갖게 된다. 이렇게 누적된 불만은 그동안 쌓아 온 사업자의 브랜드 이미지 및 서비스의 품질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BR><BR>탄탄한 준비 필요<BR><BR>결합서비스의 출현은 정체된 국내 통신서비스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회와 위협이 동시에 존재한다. 선발사업자의 경우, 결합서비스는 고객유지 효과가 매우 커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이다. 또한 결합서비스는 와이브로, HSDPA와 같은 신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결합서비스가 고객을 유지하며 이익이 될지, 결합서비스로 인한 매출감소가 발생하며 손해가 될지는 참여하는 사업자들의 손익 분석이 필요하다. 후발사업자의 경우, 선발사업자들의 견제에 의해 일단은 수세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동등접속이 보장되고 요금이 적정할 경우 인프라 부족 등으로 원천적으로 접근이 불가능해 제공할 수 없었던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고객을 확대할 수 있고 선발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BR><BR>하지만, 결합서비스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경쟁으로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소모적인 경쟁만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통신시장의 경우 사업자들이 투자에는 외면한 채 고객확보에만 열을 올리는 마케팅 경쟁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IT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잃고 말았다. 이러한 악습이 결합서비스 시장에서도 재현될 위험이 있다.<BR><BR>정부가 마련한 제도도 아직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사업자간 동등접속을 법적으로 보장하고자 하나,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데에 난관이 있다. 게다가 현재의 제도는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시내전화 등 유·무선결합서비스에만 집중한 나머지 TPS(Triple Play Service, 전화+초고속인터넷+방송), QPS(Quadruple Play Service, 전화+초고속인터넷+방송+이동전화) 등의 통방융합 서비스를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BR>
<BR>현재 준비 중인 결합서비스 개선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아직 법률제정까지 시간이 남아있다. 사업자는 결합서비스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그리고 정부는 결합서비스를 통한 산업발전과 소비자 보호라는 명분을 모두 찾을 수 있는 정책적 보완을 준비해야할 시점이다.</P> <P>LG경제연구원 이영수 책임연구원 </P>
ICN 오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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